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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Thought

어글리어스 8회차 구독자의 '못난이채소'에 대한 고찰

최근에 다른 못난이채소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시는 대표님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어쩐지 대표님 얘기를 들으면서 질문을 3개나 작성하고 있는 나를 발견..?

 

질문이 술술 떠오른 이유는 내가 고민을 하고 있는 주제를 대표님이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바로 못난이채소의 '가치'이다. 

 

1) 판매가 되지 못해 버려지고 있는 못난이채소의 판로를 제공하는 것
2) 못난이채소의 '못나다' 기준을 바꿔 다른 채소와 똑같은 가치를 갖게 하는 것

 

뭔가 말장난 같지만, 어떤 것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가격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버려질 가능성이 있는 채소에 대해서 농가 주인분들은 조금 저렴하게라도 판매를 하길 원하신다. 이는 실제로 못난이, 노지 상품 등의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가격 차이를 직접 알수 있기도 하고, 그런 상품을 판매하는 유통채널 플랫폼도 존재한다. 그러나 후자라면, 못난이라고 저렴하게 팔지 않는다.

 

내가 들은 대표님의 서비스는 전자에 가깝고, 어글리어스는 후자에 가까운 것 같다. 전자+후자인가?

그렇다면, 내가 지불하는 어글리어스 구독 비용이 그 가치와 비전의 어떤부분에 기여하고 있는지 알고 있는 바가 있는가?

오늘은 나를 대상으로 야매(?) 유저저니맵처럼 짚어보려 한다. 


 

나는 어글리스의 비전에 공감하여, 지난 2월 채소박스를 구독했다. (마침 어제 8회차 결제도 완료했다.)

그런데 요즘의 나는 종종 '미루기 기능'을 이용하고 그냥 마트에서 장을 보곤 한다. 왜일까?

  • 반복 구독으로 인해 '새로움'의 체감이 줄어들었다. 
  • 여러번의 재구매를 하면서, '음, 마트보다 이건 비싸네?'와 같은 가격비교 경험이 누적되었다.  
  • 채소박스의 모든 상품이 '못난이' 상품이 아니다. (특히 팽이버섯, 애호박 기억은 좀 강렬..!)
  • 버린 채소의 경험도... 누적이 되고 있다...(이것은 지극히 나의 문제지만)

 

그래도 나는 구독을 유지하고 있다. 

  • 제철, 새롭고 낯선 채소를 소량으로 받아볼 수 있어 좋다. 
  • 새로운 레시피를 해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다. 
  • 장을 보러가지 않아도 채소들을 재료로 요리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살펴보고 나니 내가 구독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들이 어글리어스의 비전과 연결된 경험이 크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바 왕~왕~ 보태서 저것만보면 아주 기똥찬 소분 야채 구독 서비스를 누가 영업한다면 갈아탈 지경...(?)

 

내가 받아보는 채소의 농가 주인분들이 내 구독으로 인해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걸까?
이 채소들이 버려질, 혹은 그 값어치대로 판매를 못할 위기에 있었던 것인가? 

 

 

어글리어스의 '구독'은 넷플릭스와 같은 '구독'과는 조금 다르다고 생각을 한다. 물품을 빼고 넣는 과정을 통해 (자동결제가 등록된) '구매'행위라고 생각하기에 로켓프레쉬, 마켓컬리, 오프라인 점포와 어느정도 경쟁선상에 있다고도 생각한다. 그럼에도 어글리어스의 자동결제를 등록하는 이유는 해당 '비전'과 '가치'에 공감하기 때문인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처음 구독을 하기 위해 홈페이지를 보며 감탄했을 때 말고는 관련 경험이 적게 느껴진다...! 신규 고객의 전환단계에서는 해당 비전이 충분히 와닿았지만, 싱싱마켓의 상세페이지나 농장 소개와 같이 기존 채소박스 고객의 유지를 위한 장치가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독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긴 하겠지만요...

 

장기 구독 고객이 비전에 지속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 채소박스의 채소의 농장 및 소싱단계와 관련된 콘텐츠
  • '내'가 구독한 것으로 인한 변화 인지 페이지

 

음...쉽지 않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이나 레시피 페이퍼에 채소 소식이 올라오기는 하지만, 내가 매번 그 글을 다 읽는 것이 아니다보니 그랬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싱싱마켓 이용경험도 전무하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나는 어글리어스 구독 고객중 1명일 뿐이니...! 그래도 못난이채소 시장에 관해서 떠올랐던 고민거리를 이렇게 되짚어보고 글로 작성해보니 즐거웠습니다 :>

 


그리고 어쩐지 운명처럼 오늘 발견한 마켓컬리의 못난이채소 '제각각' 출시 소식

https://www.fntimes.com/html/view.php?ud=202306011639578510b5b890e35c_18 

 

컬리, 못난이 채소 모은 ‘제각각’ 출시…가격·품질 다 잡았다

컬리는 못난이 채소류를 모은 ‘제각각’을 출시했다고 1일 밝혔다. ‘제각각’은 크기가 균일하지 않거나 외관이 고르지 않았지만 맛과 품질에는 문제가 없는 채소류다. 당근, 오이, 애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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